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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년 11월 23일

늦은 밤 아내가 설겆이를 시작한다. 내가 한다고 해도 극구 만류하며 딸그락 연주자가 된다. 부엌에서 예쁜 얼굴을 한 여인을 멍하니 바라본다. 나를 안 만났으면 이 시간에 유라시아 상공 어디쯤에서 마카다미아를 먹으며 후배들과 아늑한 수다를 나누고 있지 않았을까? 이쯤되면 그녀를 더 편하게 해 줄거라 확신했는데... 자신감이 곧 패배감으로 이어진 고등학교 수학시험을 본 기분이다. 돈이 100원도 없던 적은 평생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. 자신감이여, 부디 돈 앞에서 작아지지 말거라.